1901년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서 침몰한 난파선이 발견됐다. 금과 보석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됐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낡은 기계 장치였다. 빛바래고 이가 빠진 톱니장치가 내장된 이 기계는 놀랍게도 고대의 컴퓨터. 40개 이상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작동하는 이 기계는 해와 달,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별자리의 운행주기와 4년마다의 윤년을 계산할 수 있으며 계산 및 달력의 역할을 했고 일식과 월식의 순환주기 계산이 가능했다. 과학자들은 이 기계가 발견된 섬 이름을 따서 ‘안티 키테라 자동 회전식 천구의’라고 이름 붙였다. 행성의 위치까지 계산 이 기계는 당대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히파르코스나 그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 발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치는 모두 82개의 청동조각으로 발견되었다. 37개의 청동기어로 이루어졌고 시계모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할 당시 가로 31.5cm, 세로 19cm, 두께 10cm인 나무상자 안에 들어 있었고, 상자 문에는 사용법이 적혀 있었다. 이 기계에는 40개가 넘는 톱니바퀴와 세 개의 숫자판이 있다. 다시 조립을 하자 놀랍게도 해와 달, 그리고 당시에 알려졌던 다섯 행성들의 천문학적 위치를 측정할 수 있었다. 지금은 소실된 크랭크에 날짜를 입력하면 기계가 해나 달, 혹은 행성의 위치까지 계산해냈을 것이다.
세계 최초 컴퓨터로 밝혀져 1951년 영국의 물리학자 데릭 프라이스가 이 기계를 처음 연구했다.
엑스레이 기술을 이용해 기계의 부식층 안을 들여다본 결과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임이 드러났다. 그는 오랜 시간 연구 끝에 모형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 결과 해와 달 등 행성의 이동을 계산하는 장치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리스인의 톱니바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으로 이 신비로운 기계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자 런던 과학박물관의 큐레이터 마이클 라이트도 이 기계의 신비를 벗겨내는데 도전한다. 그 결과 이 놀랍도록 정교한 장치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알려졌던 1830년대 찰스 배비지의 발명품과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적 발명 카디프 대학의 마이클 에드먼즈 교수는 "이 기구는 이런 종류 중 유일무이한 것이다. 디자인이 아름답고 천문학적으로도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이 기계는 톱니바퀴를 이용한 차동기어 장치로 움직인다. 그런데 차동기어의 개념은 16세기에서야 재발견됐다. 또 이 기계의 부품의 축소기술은 가장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졌던 18세기 시계들에 뒤지지 않는다.
안티키테라 기계의 놀라운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모든 발명품은 당시의 과학관에 근거하여 만들어진다. 이 기계 장치도 당시의 그리스 과학자들이 믿었던 천문학과 수학의 이론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런데 태양계 행성의 천문학적 위치를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을 통해 측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는 천동설이 지배적인 과학관자 세계관이었음을 생각해볼 때,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또 당시에 알려지지 않았던 행성의 운동 이론과 중력법칙에 대해 가정하고 있다. 이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였다. |